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격자 스크린 애호가이다. 매트 스크린이 주는 시원한 영화같은 스크린도 좋지만, 빠르게 구도를 잡거나 특히 건축물과 같이 수직/수평 요소를 주로 촬영하는 나에게는 격자 스크린이 필수적이다. 격자에 스플릿 달린게 최고템인데, (거기에 밝기까지 밝으면... 흐윽 너무 좋아) 문제는 펜탁스 67에서 스크린은 너무나 희소하다는데 있다. 왜 전성기 때 많이 만들지 못한거니.. 아래에서 보듯이 총 6개의 스크린이 생산되었고(밝기까지 고려하면 12개), 번들로 제공되는 BA-61은 널리고 널렸는데(대략 10만원 선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 외의 스크린들, 특히 스플릿이 달린 스크린은 거의 멸종 수준이다. 나도 하이애나처럼 스플릿에 격자가 달린 모델을 미친듯이 찾아 다녔지만, 정말 구할 방도..
펜탁스와 콘탁스 수리의 대명사인 가 얼마 전 이사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콘탁스 T의 수리 차 갔더니 원래 있던 건물이 폐쇄 된 것이 아닌가. 들어보니 철거를 위해 입주사들을 다 퇴거 조치를 한 모양이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2020년 10월 경 이사를 했다고 하니, 이사하신지 이제 대략 3~4개월 정도 된 셈이다. 그래서 아마 옛 주소를 알고 계신 분이 많을 것 같아 나처럼 헤매지 마시라고 포스팅을 해 둔다. 원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수표로2길 22로 이름도 서울빌딩이었다. 대략 70년대 건물. 들어가면 경비아저씨와 인사하고 바로 엘리베이터를 탔었지. 꽤 큰 건물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전한 곳은 지도에서 보듯이 원 위치에서 그리 멀지 않다. 100m도 채 안되는 골목에 있는 건물. 주소는 서울..
라이카 R 시리즈의 포커싱 스크린 소개 이전에 포스팅 한 라이카 R6에는 격자(grid) 스크린이 장착되어 있었다. 스크린이 사진 품질에 미치는 것은 당연히 없지만 결국 피사체를 보는 과정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나는 기회가 되면 여러 개의 스크린을 구입하고는 한다. 특히 건축물을 주로 찍는 나로서 격자 그리드는 필수템.. 사실 기존에 달려 있던 것은 가운데에 스플릿 포커스까지 달려 있어 사실상 전천후로 사용 가능한 포커싱 스크린이기도 하다. 그런데 스크린 일부에 기스가 나 있어 괜히 거슬리는 게 없지 않아 하나 더 구입하고자 마음 먹었다. 원래 초기 R6에는 4가지 포커싱 스크린이 제공되었다고 한다. 1. 극도의 근접 촬영 및 매우 긴 초점 거리로 촬영할 수있는 평면 유리 스크린 ..
충분히 좋은 라이카 R6 보통 라이카는 M 시리즈만 마치 적자인 것처럼 여겨지고는 한다. 물론 M의 RF시스템이 라이카의 상징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카페 등지에서 라이카에서 만든 다른 카메라들을 평가절하하는 발언들을 보다 보면, 솔직히 화가 날때가 있다.. 내가 R 유저라서 그런건 결코 아니라 R 또한 라이카의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설명해줄 수 있는 결과물을 내기 때문이다. 마치 변절자나 버린 자식처럼 여겨지는 상황인거 같아서 더 정이 간다. 게다가 M 바디와 렌즈들이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름에도 불구하고 R시리즈는 인기가 없어서 가격도 그다지 높지 않다. 물론 라이카 내에서 한정이긴 하지만.. 동일한 성능, 또는 그 이상의 slr 카메라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라이카 R 시리즈는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
펜탁스 67에 매료된 지 2년이 지났고, 그동안 두 대의 후기형을 사용했었다. 결과물은 참 마음에 들고 잘 사용했지만 아래의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내 기준에서는 4가지 문제가 있었다. ⬇️ unimportantdetails.tistory.com/44 [Pentax] 펜탁스 67 후기형 late version 리뷰 현재는 펜탁스 67II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전에 총 2대의 펜탁스 67을 사용했다. 모두 미러업과 TTL이 내장된 파인더로(통상 후기형, late version으로 불리는) 2년 조금 넘게 사용했던 것 같다. 중고거 unimportantdetails.tistory.com 사실 지금에서야 고백하자면, 펜탁스 67을 구입할 때도 펜탁스 67II을 갖고 싶었지만!! 돈의 부족으로 번번히 포기할 수 ..
거의 한 세기 이상 영위해 온 필름카메라 시장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여러가지 파생상품들을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방수기능을 가진 카메라들이다. 지금이야 스마트폰도 생활 방수가 되는 시기이지만, 적어도 필름실은 완전히 열수 밖에 없는 필름 카메라의 특성상 비용과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대중을 위한 방수 카메라는 보편적이지 못했다. 그러다 90년 대 이후, 대중들이 카메라를 사용하는 비율이 훨씬 늘어나면서 전문가 시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캐논의 슈어샷 WP-1라고 할 수 있다. 1994년 처음 출시된 이 카메라의 가장 독보적인 기능은 당연히 '방수'이다. WP도 water proof의 약자로 약 5m까지의 수중에서 사용될 수 있게 출시되었다. 물론 당시 방수 카메라..
후지필름의 몇 안 남은 고급 라인의 필름 중 마지막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pro 400H가 단종절차를 밟는다는 공식 발표가 오늘 있었다. 135 필름은 1월 14일(하필 내 생일이다)에 곧장 단종되며, 120 필름은 2021년 말까지 생산 후 단종이 될 예정인 듯 하다. 발표 불과 몇 시간 안에 BH에서는 구매가 불가능하고 이베이에서도 거의 2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가격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항상 선망하던 필름이 사라진다는게 너무나 아쉽고 슬프다. 필름의 색에는 시대의 색이 묻어 있다. pro 400H의 물빠진, 차분한 색을 보면 항상 일본이 생각나는데, 분위기를 담는 그릇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지금 가지고 있는게 135, 120 포함해서 약 15롤 정도 되는데, 급..
현재는 펜탁스 67II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전에 총 2대의 펜탁스 67을 사용했다. 모두 미러업과 TTL이 내장된 파인더로(통상 후기형, late version으로 불리는) 2년 조금 넘게 사용했던 것 같다. 중고거래로 펜탁스 67 본체에 105mm, 55mm, 200mm로 구성된 세트를 110만원에 구입했었다. 처음 카메라를 받아보고 그 크기에 깜놀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느덧 사이즈가 아무렇지 않는 내 자신을 보면 세월이 흘렀구나 느낌... 첫번째 세트는 아쉽게도 캐논 오막포 구입 자금을 대기 위해 처분했었다. 원래 필카 국룰이 한번 구입하면 절대 처분하면 안 되는 것인데... 역시 그때 판 것을 후회하며 결국 콘탁스 G2를 팔고 다시 구입했다. 이유는 결국 중판이 필요해서... 건축 사진을 찍는데 ..
나의 첫 필름카메라는 대학교 1학년 때 산 펜탁스의 였다. 사진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 17만원을 주고 샀었는데, 몇년 전까지 고장 없이 잘 사용했었다. 그걸로 광화문 '광화랑'에서 전시도 하고, 여행도 여럿 다녀오고, 내 웨딩 사진도 찍었다. 무엇이든 첫 경험이 중요한 것처럼, 펜탁스라는 브랜드는 나에게 무척 의미 있게 각인되었다. 가볍고 편리한 조작감에 청량한 짙은 색감에 익숙해져 일종의 내가 형성하는 색감에 중요한 기준점 중 하나가 되었달까. 2010년도 중반부터 콘탁스도 주력으로 사용하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slr은 나에게 있어 펜탁스였다. 나이가 차고 티끌만한 재력이 좀 생기면서, 자연히 펜탁스의 slr 시대의 (상징적인) 최고봉인 에 눈을 들이게 되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
펜탁스에서 발매된 필름 p&s 카메라는 타 브랜드에 비하면 인지도가 좀 떨어지긴 하지만 알게 모르게 다양하게 발매되었고, 몇 가지 명기로 꼽는 것들이 있다. 언뜻 떠올려보면 1982년에 처음 공개된 PC35AF라던지, 방수에 줌이 가능한 1991년에 공개된 Zoom 90WR, 에스피오 시리즈들 정도로 생각난다. 그 중, 에스피오 시리즈에서 단렌즈로 발매된 모델이 바로 에스피오 미니(espio mini)이다. 무려 펜탁스 설립 7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기종. 펜탁스 유저로서 펜탁스 p&s가 궁금하기도 했고, 워낙 좋은 평가를 받는 카메라라 이베이에서 구입했다. 캐내디언에게 낙찰받아서 미국 거쳐서 한국으로 도착. 꽤 가격대가 있는 카메라인데, 올림푸스 뮤2와 스펙에서도, 크기에서도 유사해서인지 200~250..
얼마 전 충무로 월포에서 현상과 스캔을 처음 맡겼는데, 생각보다 해상도가 낮아서 당황했었다. 현상 속도와 담당자님의 큰 친절은 무척 고마웠지만, 가격에 비해 스캔 해상도가 떨어져서 큰 고민이 되었다. 빨리 작업해서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주말 동안 고민하다가, 평소 위시리스트 중에 하나인 엡손 스캐너를 결국 구매했다. 도착한 V600. 글로벌 출시일 자체는 거진 6~7년이 다 되어서 사골 스캐너라고 볼 수 있긴 하지만, 국내 정식 발매는 지난 5월에 V850과 나와서 신제품 아닌 신제품이다. 맘 같아서는 그래도 V850을 사고 싶지만, 100만원이나 넘는 돈을 투자할 여력도 없고 가성비도 그렇게 높지 않다고 느낀다. V600과 V850는 스캔 렌즈 차이와 함께 (V850은 무슨 듀얼 렌즈..
코니카의 마지막 역작, 헥사 AF의 사일런트 모드 Silent mode 의 설정 방법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사람들이 코니카 헥사 AF을 쓰면서 가장 원하는 기능 중 하나도 바로 이 사일런트 모드일 것이다. 오리지널 블랙 모델은 공장 출고 시에 이미 설정되어 있지만, 실버, 라듐, 백금 모델과 같은 다른 모델들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블랙 모델에 비해 실버 모델이 조금 더 소리가 크고 음도 높다. 이건 셔터음 뿐 아니라 필름 이송하는 모터 소리도 다 다른데, 차분한 블랙이 더 마음에 들지만 실버의 외관을 포기할 수 없다면 펌웨어의 변경으로 사일런트 모드로 진입할 수 있다(물론 완전히 같지 않다). 해외포럼에서 알려준 방법인데, 실제로 본인이 이 방법으로 했고 그리 어렵지는 않다. 출처는 아래..
재작년 즈음, 장터에서 코니카 사의 마지막 플래그쉽 자동카메라(엄밀히 말하면 파인더는 RF 방식)인 헥사 AF 블랙 모델을 샀다. 코니카의 헥사논 렌즈의 성능은 과히 인정할 만 한데, 건물이나 풍경을 촬영해 보면 그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헥사 AF의 장점은 단연 조리개 2.0의 밝은 35mm 초점거리 렌즈에 있지만, 나에게 있어 실제 촬영에 있어서는 조용한 셔터소리가 제일 큰 장점이다. 윙- 차칵 하는 소리가 시몬스 침대처럼 너무 편안하다. 흔들리지 않고 편안하게 캔디드샷을 찍을 수 있어서 재빠르게 찍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너무 좋은 카메라이다. 물론, 단점이라면 1/250초 밖에 안되는 셔터스피드에 있는데, 리프(leaf)셔터 치고도 꽤 느린 편이라 아쉽긴 하다. 그래도 오히려 감각적인 무빙샷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