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x] 펜탁스 67II BH-61 격자 스크린 개봉기
- 리뷰/필름
- 2021. 3. 2.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격자 스크린 애호가이다.
매트 스크린이 주는 시원한 영화같은 스크린도 좋지만, 빠르게 구도를 잡거나 특히 건축물과 같이 수직/수평 요소를 주로 촬영하는 나에게는 격자 스크린이 필수적이다.
격자에 스플릿 달린게 최고템인데, (거기에 밝기까지 밝으면... 흐윽 너무 좋아) 문제는 펜탁스 67에서 스크린은 너무나 희소하다는데 있다. 왜 전성기 때 많이 만들지 못한거니.. 아래에서 보듯이 총 6개의 스크린이 생산되었고(밝기까지 고려하면 12개), 번들로 제공되는 BA-61은 널리고 널렸는데(대략 10만원 선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 외의 스크린들, 특히 스플릿이 달린 스크린은 거의 멸종 수준이다.
나도 하이애나처럼 스플릿에 격자가 달린 모델을 미친듯이 찾아 다녔지만, 정말 구할 방도가 없었다. 그렇다고 현재 이베이에 올라와 있는 800불이 넘는 스크린을 지를 용기와 돈은 없다. 아니 무슨 스크린에 100만원을 써.. ㅠㅠ 솔직히 파는 사람도 너무했다.
그러다가 BH-61이 380불에 뜬 것을 보고, 5초 정도 고민하다가 바로 지르고 말았다. 거진 자동 카메라 한대 값인데.. 이거 놓치면 또 못 구할 것 같다는 위로 속에서 결제 완료!
일본 셀러들이 파는 물건들은 정말 케바케이고 잘못 걸린 사람들도 꽤 많다고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들 평판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태가 좋은 것은 정말 좋다고 써 놓는다. 나쁜 것도 좋다고 써놔서 문제이긴 하지만.. 이것은 거의 새삥(almost new)이라는 말이 있기에 믿고 구입했다.
일본 셀러들은 거의 페덱스나 DHL로 보내주기에, 통상 2~3일이면 받아볼 수 있다.
근데 대부분 통관고유번호를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면 다시 관세사로부터 연락이 옴... 번호라도 잘못 적혀 있는 경우에는 배송시간보다 계류시간이 더 걸릴 때가 많다.
여튼 그렇게 5일 후 도착한 박스. 페덱스의 보라색은 언제나 설렌다.
뜯으니 이렇게 포장재로 야무지게 싸여 있었다. 일본 셀러들에게서 몇번 샀었는데, 포장 하나는 정말 꼼꼼히 한다.
포장지를 헤치며 드디어 스크린과 조우. 풀박 상태이다. 제습제도 함께 넣어줌.
응? 근데 저 파란색 봉투는 뭐지??
아, 감사편지였다. 하지만 이런걸로 감동 받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내 감동은 이런걸로 움직이지 않는다. 100달러만 낮춰줬으면 바로 감동의 눈물이 뚝뚝 흘러나왔을텐데.
꽃그림의 스티커도 잔뜩 들어있었다;;;
아리가토 고자이마시타. 프린트이다.
요스케상, 진짜 손글씨인줄 알고 놀랄 뻔했어..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와서, 박스를 열면 검정색 케이스에 스크린이 고정되어 있다.
상태는 좋아보였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돌려보며 제대로 된 물건이 왔는지 확인은 꼭 해야 한다.
일단 BH-61 모델이 맞다.
스크린의 교체는 다음 설명서와 같다. 펜탁스 67과 달리 펜탁스 67II에서는 좌우 버튼을 돌려서 표시된 오렌지색 점을 일치시킨 후 눌러야 파인더가 분리된다. 통상 35mm 카메라나 645들은 미러 위로 스크린을 넣었다 뺄 수 있는 구조인데, 67 카메라들은 이렇게 위에서 넣었다 뺄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니콘 F3도 그런 구조였지.
파인더를 분리하고 스크린을 교체하면 된다. 뒤에서 들어올리면 되고, 꾹 눌러서 정확하게 안착하도록 해준다.
다행히 기스나 스크레치가 하나 없는 양품이 도착했다.
사실 스크린에 돈을 많이 써서 죄책감이 많이 든다..
아직 사야할 렌즈도 많이 남았는데.. 여튼 앞으로는 더욱 가격이 오를 예정이니 손해본 것은 아니라 생각하고 조심해서 잘 사용해야지!
이만 총총~
<참고>
펜탁스 67II 설명서에 나와 있듯이 스크린과 렌즈에 따라 호환성이 다소 다르다. 61번호가 쓰여 있는 것들은 대부분의 렌즈와 써도 무방한데, 81번호가 쓰여있는 스크린들은 밝기는 더 밝으나, 그로 인해서 과다 노출 측정(즉, 사진에서는 언더로 촬영)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다음은 해당 렌즈와 스크린과의 호환표. 동그라미가 많을수록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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