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의 파이탄, 멘지 라멘 망원동에서 가장 잘하는 라멘집을 꼽으라면 망원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멘지(menji)'를 소개하곤 했다. 특히 나같이 걸죽한 육수의 하카타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라고 추천했다. 그랬던 멘지라멘이 9월 29일의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영업 종료를 했었다. 한달에 최소 3번은 갈 정도로 자주 갔었던 곳이지만 항상 혼자 조용히 먹고 와 사장님과 그리 친분이 두텁진 못했다. 그래서 왜 영업 종료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물어보진 못했다.. 그저 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도. 하지만 다행히 이런 멘지가 사라지는 게 나만 아쉬웠던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얼마 후, 멘지를 이어서 할 사람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없었으면 내가 할뻔... 그리고 드디어 이번달 초..
경일옥 소개와 팁 을지로 3가역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서 잠시 이태리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경일옥 핏제리아. 대략 2019년부터 을지로에 자리를 잡아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인터뷰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아 언제부터, 어디서 수련을 하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피자(그리고 파스타)에 대해서는 매우 진심인 편이다. 영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서 지금은 어지간하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키워드를 보면 꾸준히 검색이 되는 곳이다. 게다가 외국인들도 제법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피크 타임에는 최소 30~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여기서 불과 20m 떨어진 곳에서 일을 하고 있고, 여길 기다리지 않고 먹기 위해 꽤나 연..
토리파이탄 라멘의 정석, 오레노 라멘 토리파이탄 라멘의 정석, 최고봉, 교본인 합정의 오레노 라멘을 또 방문했다. 사실 여기는 자주 와서 포스팅한다는게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라멘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와봐야 하는 곳이라 포스팅을 해 본다. 라멘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기 안 와봤을까 싶긴 하지만서두... 나는 돈코츠 파인데, 평소 느끼한 것을 못 먹는 사람들이 특히 오레노 라멘을 즐겨찾는다고 들었다. 하지만 입 주변이 번들거릴정도로 느끼한 국물을 선호하는 나에게도 오레노 라멘은 또 다른 의미에서 점차 알게 된 집이라 의미가 있다. 처음에는 돈코츠를 별로 안 좋아하는 아내의 원픽 라멘이라 별 생각없이 같이 따라 왔는데, 진하지만 담백한 국물과 수비드된 가슴살에 매료된 기억이 난다. '가슴살이 어떻게 이렇게 두부..
석사논문을 마치고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와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집은 울산 쪽인데, 간만에 엄마와 함께 부산에 잠시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F1963. 예전에 일을 할 때 도시재생, 리노베이션 사례로 자주 꼽았던 곳이지만 정작 한번도 가보진 못한 미지의 곳이었다. 마침 현대모터스튜디오도 오픈했다고 해서 겸사겸사 방문하였다. F1963은 아마 부산 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처음 개장했을 때는 꽤나 핫했음.. 원래 이곳은 ㈜고려제강이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간 와이어 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이 있던 곳이다. 2016년 공장을 부산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사용했었는데, 그때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두고 아마 리노베이션을 결심했던 것 같다...
더옥(The Oak) 휴일이지만 을지로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우리네 삶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자 간만에 배에 기름칠을 하기 위한 여정을 떠났다. 그곳은 우리의 최애 고깃집 중 하나인 조선옥. 근데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2층으로 향했다는 것. 원래 노포 분위기의 1층이 메인 공간인데, 몇 해 전인가 2층을 리모델링하여 보다 파인 다이닝 분위기를 내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이름은 더옥 (The Oak). 'The' 를 붙이는 트렌드에 뒤늦게 편승한 네이밍이라 할 수 있다. 뭐 이름이야 어떨까. 을지로3가역에서 나온다면 대로를 따라 걷다가 골목으로 조금 꺾으면 바로 조선옥의 큰 간판을 볼 수 있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휴일의 을지로는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모한다. 그저 한가롭달까. 사람들도 적고, 골목의 분..
지노스의 위치 점심시간 즈음, 아내와 함께 사무실로 돌아가는 중 마침 녹사평을 지나게 되었다. 배가 고프던 차에 서로 피자가 당긴다는 합의를 보는데 불과 1.2초.. 모터시티와 지노스 중 고르다가 오늘은 조금 더 담백한 지노스피자를 가기로 했다. 이태원에는 존맛탱 피자집이 많지만, 우리는 항상 모터시티와 지노스피자를 양대 산맥으로 여긴다. 서로 길 건너라 뭔가 괜히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놓은 것도 있고. 용산구청에 차를 주차하고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잠시 나와서 얻는 여유였지만 마침 미세먼지도 거의 없었던 정말 보기 드문 멋진 날이어서 더욱 발걸음이 가벼웠다. 횡단보도를 건너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지노스 피자는 녹사평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불과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꽤 많은 가게들이 들어서고..
아내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괜찮은 고기집이 있다고 해서 저녁에 방문해 보았다. 사실 아내에게는 이미 두번째 방문이고 나랑 같이 가고 싶다고 해서 한번 더 가게 되었다. 이름은 '고기상' 서교동에 위치하고 있다. 망원역에서는 도보로 약 10여 분 정도? 훈고링고브레드가 있는 길에서 홍대 방향으로 좀 내려가다보면 있다. 사실 여기는 고기를 취급하고 판매하는 곳인데, 저녁 식사에 한하여 코스로 단일 메뉴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판매하는 고기를 활용하여 다양한 요리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재미가 있는 곳! 게다가 딱 한 테이블(맥시멈 두 테이블이라고 하긴 하심)만 받기 때문에 오붓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갈때만 해도 예약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는데, 요새는 입소문을 많이 타서 그런지 예약 난이도..
성산동은 아무래도 주거지가 밀집한 곳이다 보니, 다수의 사람들이 방문할 만한 카페가 나타나긴 어려운 공간이다. 하지만 몇년새 사람들도 많이 이주해오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소규모 1인 카페나 작은 음식점들은 곳곳에 생겨나고 있고.. 오히려 동네만의 분위기와 특징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 꼭 가야하는 대표적인 카페를 꼽자면 여기 카페 고도 godo이지 않을까. 주말에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싶을 때 가볍게 다녀오는 곳.. 고도는 2019년 7~8월 정도 즈음에 오픈했다. 오정은, 구송희 두 분이서 운영하고 있고 비슷한 시점에 퇴사를 하면서 이 동네에서 아침식사를 딱히 할 만한 곳이 없어 직접 차렸다고 한다. 아래는 정은님의 인터뷰 중. “가끔 일찍 일어날 때가 있잖아요. 아침식사를 하고 싶은데 딱히 없었어..
식물관 PH 지금이야 좀 뜸하지만, 재작년에 인스타를 뜨겁게 달군 카페 중 하나가 바로 수서에 위치한 였다. 다녀온지는 꽤 되었지만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은 공간이어서 포스팅을 해둔다. 이곳은 말 그대로 식물관을 컨셉으로 꾸린 공간으로 투명한 유리 너머로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데, 통제된 자연이 주는 미니멀한 분위기가 주된 감상 포인트이다. 실내에는 대부분 화분을 이용해서 움직일 수 있는 식물들로 몬스테라나 야자, 용혈수, 대왕유카와 같은 식물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오히려 식물들이 내어진 공간을 따라 사람들이 다니고, 관람하고, 쉴 수 있게 배치되어 있다. 돌로 된 손잡이가 달린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가면 2층까지의 높이를 가진 열린 공간이 드러나고 우측에 입장권과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
금미옥을 가다 평소 고병기 기자의 팟캐스트 애청자인데, 얼마전(2021년 3월 4일 분) 시청 의 김용준 대표가 나와서 홀드미 커피의 스토리와 함께 성수동에 위치한 떡볶이집 에 대해 소개를 한 적 있었다. ⬇️ 홀드미커피와 금미옥에 대한 이야기들 www.podbbang.com/ch/17568 고병기 기자가 들려주는 상업용 부동산 이야기 고병기 기자와 함께 알아보는 상업용 부동산의 세계. 우리가 일하는 오피스, 소비하는 쇼핑몰, 휴식을 취하는 호텔 등. 대형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세계와 이를 움직이는 큰 손들과, 그들이 만들 www.podbbang.com 컴퓨터 공학에서 학원 수학선생님, 그리고 커피를 창업하게 되는 스토리와 함께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금미옥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재료나..
일본의 호텔 브랜드 안테룸(anteroom hotel, ホテル アンテルーム)의 한국 체인이 가로수길 초입에 2020년 8월에 오픈했다. 코로나가 한창인 때에 오픈해서 여러모로 무척 힘들었을 테지만, 약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운영이 되고 있다. 안테룸은 일본의 UDS라는 회사가 전개하는 호텔 체인이고 교토와 도쿄, 홋카이도, 오키나와 등에 위치하고 있고, 작년에 이슈였던 무지 호텔을 함께 전개했던 디자인 회사이다. Urban Design System의 약자로 건축 설계 뿐 아니라 도시 공간, 브랜딩 등 공간 기획 및 운영 전반에 걸쳐 일을 진행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를 쓴 가지와라 후미오가 대표 디렉터로 있는 곳이기도 하다. UDS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 하기로 하고, 오늘은 안테룸을 ..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각자의 생일에 꼭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기로 정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프렌치'라는 단어가 주는 주눅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평소에 경험하기 힘드니 이럴 때라도 가자라는 마음 때문인지도. 1월에 있었던 내 생일에는 해방촌의 꼼모와(Comme Moa)를 갔었고, 이번 아내의 생일에는 항상 눈여겨보던 제로 컴플렉스를 가기로 했다. 사실 대학 때 프랑스어를 교양과목으로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학점을 B0로 받아 속상한 마음에, 재수강까지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도 마찬가지로 B0를 받아본 후, 프랑스어는 나와 인연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싸바비앵, 메르시 보꾸 밖에 기억이 안나는 것 보면 그런 것이 확실하다. 그 트라우마 때문일까. 프렌치..
떡볶이의 세계만큼 심오한 메뉴가 또 있을까? 거의 비슷한 메뉴 구성 속에서 저마다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맛도 다르고 질감도, 색도 미묘하게 다르다. 그 미묘함이 떡볶이의 세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최소한 90% 이상 비슷해야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물떡볶이니, 짜장떡볶이니 차별화를 이루면 맛집은 되어도 드높은 명성을 가질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이런 류의 음식은 많지 않다. 무언가가 첨가되면 이미 탈락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떡볶이를 통해 균형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균형이 조금이라도 깨지면 맛이 다 틀어지고 섬세한 차이가 주는 미묘함도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일요일 늦은 오후, 뭔가 가깝게 드라이브는 하고 싶고, 먹을 것도 필요한 느낌이 들어서 떡볶이를 사러 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충..
육식러들 사이에서 꽤 화제가 되고 있는 핑크 솔트(Pink Salt) 숯불 구이. 인스타그램에서 보기만 하다가 아내의 시험이 끝난 것을 기념하여 가보기로 했다. 🎉 나는 사실 소고기를 잘 아는 편은 아닌데 아내는 소고기의 고장, 소고기의 원조 횡성 근처에서 항상 한우를 먹으며 자라왔기에 상당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각 부위의 맛을 꿰뚫고 있어서 나는 반론의 제기 없이 조용히 따르는 편이다. 물론 따르는 게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튼, 핑크 솔트는 합정역 근처에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예전 준희빈 호텔이 있던 곳을 리노베이션 하여 들어갔다. 매입은 아닌 것 같고, 임차를 해서 들어간 듯 하다. 내부는 완전히 식당으로 바꿔서 호텔을 개조한 것이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편은 아니다. 외관은 거의 ..
용산역 철길 근처에는 해방 이후 주거지가 형성된 이후 지금까지 큰 개발 없이 존속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용산역이 부설된 이후 군사시설과 철도시설, 차량정비소 등이 위치해 있었던 현재 국제업무지구 부지 옆으로 오래된 저층 주거지이다. 청량리로 가는 중앙선이 크게 환상형으로 도는 안쪽 지역이기도 하다. 2016년 경 자취할 때 서부이촌동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조금은 더 잘 아는 편인데,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외부 방문객이 많지 않았고 음식점도 거의 지역 오피스 인구들을 대상으로 한 한식들이 대부분이었다. 빕구르망을 받은 오근내 닭갈비가 대표적인 맛집인 정도? 그런데 2~3년 전부터 조금씩 흐름이 변화했는데, 작은 주택들을 개조해서 스튜디오도 들어오고, 카페도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점차 ..
들어서는 순간 에스프레소를 기본 2잔은 먹게 된다는, 그런 곳이 있다는 카페를 잡지(에스콰이어였던가)에서 보고 난 후, 항상 방문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아내의 사무실이 근처인 편이어서 아내는 이미 몇 번 다녀왔는데 항상 존맛탱, 엄지척 👍🏻 을 날리고 있었기에 더욱 가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벚꽃이 절정에 다다른 주말의 오후, 드디어 출정을 결심하고 아내를 살살 꼬셨다. 경의선 숲길을 따라 걷자는 나를 다행히 만류하고, 우리는 따릉이를 타고 용산으로 향했다. 바마셀(bamaself)은 지하철역으로는 거의 남영역 근처에 있는데, 남영역에서 남쪽으로 나와 용산경찰서로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다. 약간의 골목에 있으므로 나 같이 길치인 사람은 네이버지도를 켜고 가면 된다. 바마셀 도착. 여담이지만 공덕에는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