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부산 F1963, 현대모터스튜디오 방문기
- 개발사례/카페
- 2021. 6. 21.
석사논문을 마치고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와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집은 울산 쪽인데, 간만에 엄마와 함께 부산에 잠시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F1963.
예전에 일을 할 때 도시재생, 리노베이션 사례로 자주 꼽았던 곳이지만 정작 한번도 가보진 못한 미지의 곳이었다.
마침 현대모터스튜디오도 오픈했다고 해서 겸사겸사 방문하였다.
F1963은 아마 부산 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처음 개장했을 때는 꽤나 핫했음..
원래 이곳은 ㈜고려제강이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간 와이어 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이 있던 곳이다. 2016년 공장을 부산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사용했었는데, 그때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두고 아마 리노베이션을 결심했던 것 같다. 설계사무소 BCHO의 조병수 건축가가 총괄하였고 전체적으로 푸른 톤의 세련된 공간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조병수 건축가야 워낙 잘 하시니..
공장 형태는 유지하고 기존 내부를 살리되, 와이어를 이용해서 현대적인 하이테크풍의 구조를 함께 병치하는 방식으로 리노베이션을 계획한 것으로 느낄 수 있었다.
주차장은 제1, 2주차장이 있는데 제1주차장은 들어가는 입구 쪽에 위치해 있다.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해서 주차를 하고 올라갔다. 전형적인 창고 형태의 아웃라인을 그대로 유지한 외관을 만날 수 있다.
가는 길 초입에는 가구 공장도 있어 아직 이 주변에 여러 공장들이 잔존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F1963 뒷편으로 보이는 검은색 건물은 키스와이어로 고려제강의 기념관과 연수원이 들어서 있다. 이 또한 조병수 건축가가 설계.
날이 더워 바깥을 천천히 둘러볼 새도 없이 곧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면 중정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 오픈된 공간을 중심으로 주변 시설들이 열려 있다. 아마 날이 좋으면 완전히 개방해서 연속적으로 공간을 사용할 것으로 짐작된다.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계단과 아래 돌무덤.
입구에서 우측에 테라로사 커피가 위치해 있다. 테라로사야 워낙 유명한 카페이고, 강릉 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꽤나 큰 면적과 함께 비슷한 무드를 유지하면서 개장 이래로 계속 영업 중이다.
엄마와 함께 언능 커피와 베이커리들을 주문해서 널찍한 쇼파자리에 앉았다.
평일이지만 꽤 사람들은 많았다. 작업하거나 미팅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도 있었다.
생각보다 이곳이 접근성이 좋지는 않은데,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섞여 있는게 신기했음.
커피 부스에서도 케이크류를 팔지만, 그 맞은편에 베이커리 코너가 따로 있다. 종류가 꽤나 다양한데 여기 빵 무척 맛있었다!
우리는 퀸 아망과 바나나 든 파이, 그리고 엄마의 가장 페이보릿인 팥빵을 골랐다. 퀸 아망 진짜 맛남.
땀을 식히며 주위를 둘러본다.
천장의 목조 트러스와 함께 와이어를 이용한 장식들이 눈에 보인다. 테라로사의 인더스트리한 분위기와 잘 어울림.
가구들도 철제와 가죽 등을 이용해서 아메리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커피를 다 마시고 빵도 흔적도 없이 헤치운 후 엄마와 조금 더 여유롭게 다른 곳들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 현대 모터스튜디오로.
원래 수련 정원이라는 공간이 있었던 곳인데, 5월 경 모터스튜디오로 오픈했다. 지하에는 금난새 뮤직센터도 있다. 금난새가 부산 출신인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됨. 1층 너머로 지하가 보인다.
그래서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2층에 위치하게 되었다. 계단을 올라가면 리셉션에서 반갑게 맞아준다.
설계는 현대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원오원에서 담당.
리셉션 앞쪽은 물건들을 여러 디자인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그닥 현대 모터스튜디오와 관계가 없는 것들도 함께 버무러져 있음), 좌측을 따라 어려 전시들이 이어져 있다.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각 전시 코너마다 안내하는 분들이 나와서 설명을 진행한다. 이것저것 디테일하게 짚어 주어서 지겹지 않게 해준다. 처음 마주하는 것은 전기차로 재해석한 현대의 포니(pony). 인스타에서 많은 사람들이 반했던 것이기도 하다.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디자인은 지금 봐도 매력적이다. 귀여움과 클래시컬한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흐으.. 좋은 디자인.
지금 전시된 시제품은 약 30km 정도 주행가능한 정도로 프로토 타입이라고 한다. 아마 양산 가능성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구석들이 많다.
램프 부분이나 트렁크에 탑재된 퍼스널 모빌리티, 그리고 센터페시아 등 나름 일관성있는 디자인 어휘를 구사하고 있었다.
포니 전시를 넘어서면 현재 사용되고 있거나, 새롭게 개발된 내장용 패브릭 소재를 전시해 두었고, 가장 최근에 디자인된 아이오닉도 전시되어 있다. 아이오닉은 좀 별로.. 😕 너무 몬생겼다. 특히 전면부가 너무 별로였달까.
사실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정말 좋았던 곳은 3층부였는데, 현대 라이브러리처럼 넓은 공간과 함께 여러 디자인 서적, 잡지들을 비치해두고 있어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사람도 거의 없어서 너무 편하고 좋았다. 아마 특정 행사가 있을 때는 다양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계획했던 듯 한데, 평일에는 차분한 공간에서 책 읽다 가기 딱 좋은 곳으로 보인다.
아 그리고 3층으로 오르는 돌음 계단이 정말 좋음. 키스와이어에서와 유사하게 와이어로 공중에 매달아 두었다.
그리고 3층의 커튼을 매다는 V자 디테일, 수평 띠창, 천장 마감이 좋았다. 모두 원오원 스타일로 마무리.
주말은 모르겠지만 평일은 무척 한가하고 좋음 ! 코로나 때문에 더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다음에 부산 오게 되면 한 번 더 와서 쉬어야겠다.
<F1963, 현대 모터스튜디오>
운영시간은 업체 별로 상이 : http://www.f1963.org/ko/?c=contact&s=2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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