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경계를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땅에 그어진 하얀색 선을 넘거나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표지판을 확인하는 정도로 단순하지는 않다. 경계는 두터울 때도 있고,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끊임없이 변하기도 한다. ‘경계 너머의 땅’이라는 뜻의 월경지나 ‘닫힌 공간’이라는 뜻의 위요지가 대표적이다. 네델란드와 벨기에의 영토가 뒤섞여 있는 도시 바를러가 널리 알려진 사례이지만, 가깝게는 서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명한 함흥냉면 맛집이 있는 중구 오장동(법정동)이 대표적인데, 오장동의 일부가 쌍림동과 을지로 5가, 광희동 1가로 둘러싸여 섬처럼 형성되어 있다. 의주로1가에서도 비슷한 흔적이 남아 있는데 그 일부가 순화동과 의주로 2가에 막혀 고립되어 있다. 서울에 면한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