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oh] 리코 FF-90 Super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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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Ricoh)의 FF-90 super

    1. 소개 : 리코? AF 필름 카메라?

    현재도 카메라를 생산하는 리코이긴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회사이기에 리코의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slr카메라도 생산했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모델들은 주로 GR 계열의 컴팩트한 P&S 카메라들이고, 현재도 그 명성을 계승해서 GR3까지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되어 있다. 

     

    하지만 리코는 80년 대부터 렌즈의 성능과 함께 꽤 괜찮은 AF 카메라들을 생산해 왔는데, 바로 FF 시리즈이다. 그 중 이 FF-90 super 모델이 가장 우수하고, 많이 알려져 있다. 이 super 모델은 1987년 출시되었는데, 출시되기 2년 전에 먼저 세상에 나온 FF-90의 후속작이다. 렌즈는 변화 없이 편의성이 조금 증가했는데, 외관의 디자인과 함께 리튬 배터리로 바뀌면서 플래쉬 충전 속도가 가장 증가한게 가장 크다. 그 외에 DX 코드를 바꾸거나 리모컨으로 촬영할 수 있는 정도. 나도 이전 모델을 모두 다 써봤지만, 가장 좋은 것은 플래쉬 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게 제일 컸다. 물론 배터리 비용이 좀 더 들긴 하지만, 배터리는 오래가는 편이다. 

     

    FF-70, FF-90부터 계속 써왔던 카메라. 소소한 기능 차이 뿐, 광학적 성능은 다 동일하다. 

     

    미국의 <Popular Science>라는 잡지의 소개

    위 사진처럼 미국의 <Popular Science>라는 잡지에서는 1985년 8월, 리코 FF-70을 "가장 현대적인 기술의 집약체(the best that modern technology can provide)"라고 소개한 바 있다. 사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본토에서는 프리미어(premiere) 컴팩트 카메라로 굉장히 정평이 났던 모델이기도 하다.

     

    5매의 f2.8의 밝은 렌즈는 당시 니콘이나 다른 경쟁사들이 내놓은 자동 카메라에 비해 조금 더 높은 스펙이었는데, 상부에는 엄청 큰 디스플레이가 있고 여러 정보들을 디스플레이 해준다. 사실 좀 촌스럽고 장난감 같아 보이는 부분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것만으로 꽤 이례적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 포럼에서 직접적으로 비교를 하는 야시카 T3의 손톱만한 디스플레이와 비교해보면 더 그렇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능적으로 엄청나게 특별하지는 않다. 

     

    2. 스펙 : 80년대 하이엔드 카메라의 기준

    여튼 이 모델은 출시 지역에 따라 명칭이 좀 다른데, FF-700 FF-300도 모두 완전히 동일한 모델이다. 그리고 후면에 데이터백이 달린 모델의 경우에는 모델 번호에 D가 추가된다. 기본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다. 

     

    Film Type: 135 (35mm)
    Lens: 35mm f/2.8 Ricoh coated 5-elements
    Focus: 최소 80cm에서 무한대까지 촬영
    Viewfinder: Straight through with 35mm Projected Frame Lines
    Shutter: Metal Blade Leaf
    Speeds: 2 – 1/500 seconds, 무단 셔터(stepless)
    Exposure Meter: Silicon Photo Diode photocell with Programmed Auto Exposure
    Battery: CR-P2 배터리
    Flash: Integrated Flash with Manual Override

     

    사실 80년대만 하더라도 AF 카메라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고 전해진다. 각 회사별로 플래그쉽 slr들이 모두 80년대 초반에 출시된 것을 반추해보면, 좋은 카메라라고 하면 주로 렌즈를 교환하고 1/2000까지 셔터를 끊을 수 있는, 그런 카메라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니콘의 L35AF나 f1.9라는 꽤나 밝은 렌즈를 장착했던 캐논의 AF35ML (그런거 보면 캐논의 조리개값에 대한 집착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듯 싶다), 그리고 칼 자이스 테사 렌즈를 장착했던 야시카 T 시리즈들이 꾸준히 출시되면서 AF 카메라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리코 또한 FF 시리즈를 만들면서 나름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을 개척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필름 붐이 일지 않았던 4~5년만 하더라도, 90년대-2000년대 출시된 P&S 카메라를 제외하면 80년대 시기의 자동 카메라는 거의 똥값...;; 수준이었다. 대부분 10만원 안쪽이면 좋은 상태의 물건을 구할 수 있었다. 나의 경우, 리코만 하더라도 8만원부터 시작했으니까. 지금은 대략 20~25만원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 가격 상승 폭이 상당하다. (물론 이베이에서 구하면 아직 10만원 대로 구할 수 있다. 다만 작동은 복불복 ;;) 카메라 가격이 오른 것은 물론 아쉽지만, 상대적으로 잘 찾지 않았던 카메라가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꽤 반가운 일인지도 모른다. 

     

    3. 전체적인 리뷰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상단의 엄청 넓고 긴 디스플레이다. 좀 호불호가 갈릴만한 디자인이다. 1987년에 LCD 디스플레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크게 배치함으로서 미래지향적인 뉘앙스를 주려고 했던 것 같다. 필름을 넣으면 아래 영상처럼 필름 스풀이 돌아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근데 뭐, 모터 소리가 너무 커서 이미 촬영하고 있다는 것을 반경 2m 정도면 누구나 알 수 있다;; 큰 의미는 없는 형태. 그래도 촬영 매수 외에 iso 감도도 보여주고 배터리 잔량, +2 EV도 표시해줘서 야시카 T3와 같이 아이콘형 보다는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좌측의 4개 버튼으로 그걸 조절할 수 있음. 

    상단의 크고 넓은 LCD 디스플레이
    요렇게 표시됨

    디스플레이가 표현되는 모습

     

    이 당시 카메라들이 다 그렇듯이, 컴팩트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크기 자체가 작은 것은 아니다. 주머니 같이 작은 공간에 들어갈 카메라는 1990년대 중후반은 되어야 비로소 등장한다. 올림푸스 뮤 시리즈나 야시카 T4/T5, 펜탁스 에스피오 미니 등이 그 시대의 라인업. 80년대는 아직 그런 카메라들은 아니었다. 아마 촬영을 하려면 파우치에서 주섬주섬 꺼내서 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파지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특히 앞뒤로 손잡이 역할을 할 수 있게 붙어 있어서 손이 큰 사람에게도 꽤 괜찮다. 

     

    이렇게 손잡이로 잡을 수 있는 고무 그립이 후면에 위치하고 있다.
    파지감이 괜찮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역시 렌즈. 밝고 화사하면서도 진득한 색감을 주는 렌즈는 영화적 뉘앙스를 만든다. 야시카가 달고 있는 칼자이스도 그에 못지 않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조금 더 진하고 명료하다. 특히 밝은 낮에 촬영할 때 하늘과 물결 등은 정말 매력적인 결과물을 보여준다. 

     

    앞에 커버를 열면 ON 상태
    렌즈는 영롱하다.

    사실 앞서 얘기했듯이 이 카메라는 몇 대를 사용했는데, 그 이유는 잔고장 때문이었다. 대부분 큰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하지만, 가끔 2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하나는 제대로 와인딩을 하지 못하거나 셔터를 눌렀을 때 여러 컷이 한번에 넘어가는 문제가 있다. 이게 가장 빈번했는데, 사실 지금 갖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문제가 있어서 이번에는 버리지 않고 수리소에 한번 맡겨 보았다. 수리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추후 결과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내부의 모습. 촬영할 때 모터가 가끔 말썽을 일으킬 때가 있다. 

    두번째는 초점의 문제. 원래도 초점 범위는 3단계정도 밖에 되지 않긴 하는데, 그마저도 부정확할 때가 있다. 36방을 찍으면, 1/5 정도 핀이 나가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그래도 사실 내부에 보이는 표시만 잘 보면 핀이 막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야시카 T3은 사실 이마저도 보여주지 않기에 촬영의 정확성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야시카도 중점은 의외로 핀이 잘 맞는다) 

    그 밖에 아래 시리얼 넘버 부분이 잘 탈착되는데, 그 쪽으로 먼지나 물이 들어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 것 정도? 

     

    초점이 맞으면 좌측에 거리에 따라 아이콘이 표시된다. 
    바닥면의 모습. 가운데 직사각형으로 된 부분이 잘 빠지는 편이다. 

    이 문제들만 조심하면 사용에는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 문제가 생기면, 뭐 하나 사면 된다! 아직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니. 편하게 쓰라는 의미이다. 

     

    4. 결과물

    이제 결과물들. 사용했던 필름도 다르고 스캔업체도 제각각이라 스캔 품질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밝고 진득한 색감을 보여준다. 특히 햇빛이 가득한 밝은 낮에 보여주는 느낌은 엄청 매력적이다. 선예도도 상당하고 콘트라스트도 강한 이미지들. 

     

    한강의 윤슬 

    윤슬은 자칫 윤슬에 노출이 맞으면 사진이 어두워질 수 있는데, 리코는 분위기에 맞는 노출도 잘 잡아낸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주변부로 갈수록 비네팅이 조금 있지만 심한 편은 아니다. 

     

    비네팅이 약간 있으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리코의 단점 중 하나는 초점의 부정확성이 있다.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아무래도 최신의 p&s 보다는 노출이 나가는 빈도가 높긴 하다. 하지만 카메라를 오래 사용해 본 입장에서 조금만 주의해서 촬영하면 핀이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인물이나 가까운 사물을 찍을 때 최소 초점거리와 좌측에 뜨는 거리만 잘 확인하고 촬영하면 대부분 핀이 잘 맞는다. 게다가 밝은 날은 조리개를 조이기 때문에 존 포커싱 영역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으니 걱정하지 말자. 

     

    아저씨 뒤통수에 초점을 맞췄으나 최소 초점 거리 탓에 핀이 나가 있다. 

    그러나 저러나 촬영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것은 충실히 해낸다. 이 카메라를 들고 나설 때는 밝은 햇빛이 흩뿌릴 때도, 비가 오는 어두운 날에도 결과물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서 의도대로 연출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정말 말 그대로 빠르개 스냅으로 담아내기에는 최고의 카메라 중 하나이다. 

     

    일본 여행의 아침 기차 안에서
    비가 오던 후쿠오카 거리들
    소소한 풍경들

    노출 계산이 탁월하다. 어지간하면 노출 언더, 오버 없이 피사체를 잘 담아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의 후쿠오카의 모습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비 개인 직후 모습
    거리와 백화점
    여기 디저트 가게 맛있음 

    힐튼 호텔의 후쿠오카 씨 호크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층의 방. 삼각형의 코너 공간에 욕조가 배치되어 있고 전면이 바다를 향해 나 있다. 다소 어두운 환경인데도 흔들리지 않고 디테일을 담아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쿠오카 힐튼 시 호크. 주변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풍경과 반사들을 잘 잡아냈다.  
    다음날 아침에 보이는 후쿠오카 돔의 모습
    지하철에서 보이는 풍경들
    비행기 밖 풍경들

    위의 결과물처럼 여행에서도 가볍게 다니며 촬영하기 정말 좋은 카메라이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정도의 사이즈는 아니지만, 이만하면 가성비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야시카도 애용 중이지만, 야시카 T5 한 대 살 돈이면 이거 최소 2~3 대는 살 수 있으니, 헤비 유저들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카메라이다. 사람들이 어찌 알았는지 최근 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기도 하고 ㅠㅠ 

     

    아! 앞서도 얘기했듯이 돈이 없다면 리코 FF-70, FF-90도 렌즈 자체는 동일해서 이 카메라들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그러니 장터에 보이면 꼭 지르길 바라며, 이만 총총 ~ 

     


     

    <참고자료>

    https://www.mikeeckman.com/2017/08/ricoh-ff-90-super-1987/

     

    Ricoh FF-90 Super (1987)

    What is it? This is a Ricoh FF-90 Super, an advanced and fully automatic 35mm point and shoot camera made by Ricoh Co., Ltd in 1987  The Super is a slight u

    www.mikeeckman.com

    https://www.butkus.org/chinon/ricoh/ricoh_ff-90/ricoh_ff-90-splash.htm

     

    Ricoh FF-90 instruction manual, user manual

    Ricoh FF-90 This camera manual library is for reference and historical purposes, all rights reserved. This page is © 2001 by M. Butkus, NJ. This page may not be sold or distributed without the expressed permission of the producer On-line camera manual lib

    www.butkus.org

    https://www.35mmc.com/25/05/2018/ricoh-ff-90-super-review/

     

    Ricoh FF-90 Super Review - A Landscape Photographer’s New Companion - By Adam Smith

    Using the Ricoh FF-90 Super made me feel like a kid again: care-free, spontaneous and adventurous. A Landscape Photographer’s New Companion...

    www.35mm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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