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로컬스티치 영등포 - 북 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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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앤커피'는 중고 서적 큐레이션이 주요 컨텐츠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 1층이 리뉴얼을 마치고 2020년 12월 중순 경 오픈했다. 

     

    개인적으로 백화점 F&B를 좋아하고, 또 좋아했지만 얼마 전 거의 1년 만에 신세계 강남을 간 이후로 그 뒤떨어진 모습에 완전히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비슷한 구성의 비슷한 가게들. 가령 스콘의 유행을 따라 입점한 어느 스콘 가게의 맛은 형편 없었고 질이 떨어지는 곳들도 애써 자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물론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비싼 가격표를 붙이고서 말이다. 백화점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애환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시장에서 선도적인 컨텐츠로 무장해야 한다고 느낀다. 

     

    높은 임대료를 지불한만큼 소비자도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것이 이미 암묵적 계약 관계로 형성된 백화점에서, 더이상 질과 안락한 경험을 담보할 수 없다면 더 이상 백화점은 존속할 이유가 없다. 리테일의 종말에 대한 예견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대두되었지만 2019년에 바니스가 폐업한 사건은 백화점에게 피부로 와 닿는 시그널이었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로 그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기도 하고. 

     

    그래서일까, 이참에 코로나를 계기로 많은 백화점들이 리뉴얼을 하고 있고, 롯데 영등포도 그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롯데백화점에서 최근 실시하고 있는 MTT(Millennials Trend Table) 제도를 통해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무려 1층을 바꾼 시도에서 이 산업을 잡기 위한 안간힘이자, 일종의 절박함까지 느껴진다. 몇 십 년간 1층에 고정적으로 위치했던 코스메틱과 럭셔리 브랜드들은 사라지고 (3층으로 이전), 완전히 골목형 상점 배치를 가지고 왔다. 여전히 부스형의 공간 계획이지만, 아예 작정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했다는 것이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어떻게든 너희를 타겟으로 한 공간을 만들어 주겠다는 목표에서 오는 인공적인 위화감이 감돌긴 하지만.  

     

    하지만, 여전히 아쉽게도 입점한 가게들은 검증된 브랜드들 뿐이다. 슬로우 스테디 클럽을 비롯해서 (카페 화장실에서 자주 보이는)생활 공작소, 요즘 제일 많이 보이는 가게 중 하나인 미미옥, 아우어 베이커리와 호랑이식당, 땡스 피자 (모두 CNP 푸드에서 전개하는 브랜드) 외에 나난 작가나 포스터 샵도 위치한다. 아마 실무적으로 여러 허들이 있었을 것이기에 이미 활동하고 있는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원덕현 디렉터를 비롯해 '생활공작소'의 최종우 디렉터, '프로젝트렌트'의 최원석 디렉터, '공원'의 이건욱 디렉터 등을 참여하게 하여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드는 게 목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서 백화점이라면 오히려 무명의 큐레이터나 디렉터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는게좋았을 것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게 장기적으로는 서로에게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공항의 주요 요소들을 활용한 슬로우 스테디 클럽
    각이 맞아 떨어지는 캐빈(cabin)과 같은 뉘앙스

     

    물론 개별적인 샵들, 특히 슬로우 스테디 클럽이나 스니커즈 리셀샵인 아웃오브스탁의 공간 경험은 무척 좋았다. 그리고 가장 각광 받는 앵커시설 중 하나인 서점을 넣는 것을 놓치지 않았는데, 그 곳이 오늘 살펴볼 로컬스티치가 한 '북앤커피'이다.

     

    이름이 참 담백한 이 곳은 꽤 장방형의 긴 평면을 가지고 있는데 카페, 서점 겸 라운지 컨셉로 첫 큐레이션 주제는 '건축·부동산 및 라이프스타일' 로 선정했다고 한다. 중고 서적들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것이 주요 컨셉이다 보니, 아마도 큐레이션은 4분기나 반분기 별로 전환될 것이라 짐작 된다. 생각보다 컨텐츠가 다양할까 걱정이 되지만. 

     

    장방형 공간을 활용해서 가운데 휴게공간과 그 양 옆으로 책을 배치하는 구성을 두었다.
    책 양이 그리 많지 않다. 큐레이션에 중점을 둔 구성

     

    이렇게 유사도를 바탕으로 책을 모아둔다. 일종에 알라딘의 큐레이션 버전. 중고서적 시장이 의외로 넓은 것을 염두에 둔 것 같다. 

     

    한 권씩 간격을 두고 진열

     

    그 외에도 식사 공간과 함께 다양한 판매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물건들을 중간 중간에 진열해 두었다.

    분위기도 그렇고 츠타야가 굉장히 큰 영향을 끼쳤음이 분명하다. 흐르는 음악도 <도쿄 다반사>와 협업을 통해 구성. 

     

    공개해 둔 선곡 리스트

     

    로컬 스티치에 대해서는 좀 더 다룰 예정이지만, 최근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급격히 확장해 나가는 게 흥미롭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오너의 분위기가 강했는데, 이제 완전히 브랜딩이 되어 자리 잡은 것 같다. 확실히 최대한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섞는데 능한 것 같다. 일종의 공간 요소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느낌.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문래나 영등포를 갈 요량이면 한번 방문해 볼 만 하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도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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